[독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정보원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정보원이 내게 말했다. "박사는 너무 욕심이 많았어요. 자신이 찾아낸 한 가지 발견을 온 세상에 적용 시키려고 했죠. 그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겁니다." 우리를 질리게 만드는 것은 그의 탐욕뿐이 아니다.

우선 위 내용을 읽고 스키너는 인간은 자유롭지 않다라는 의심을 심어주었고 의심으로 인해 우리 무의식에 불안을 내제 시켜준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찌 생각해 보면 우리는 태어난 이후로 자유라는 이데올로기를 학습하였기 때문에 자유라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꼭 자유의지안에서 살아야만 내가 나 다울수 있고 그게 나의 권리인 것일까? 우리는 이미 과거에 학습된 이념을 토대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반항심(?)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 하였다.

스키너의 관점이 전적으로 불안을 유발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오히려 그의 이론은 인간이 환경을 조정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의 환원주의적 접근이 인간의 복잡한 내면(감정, 의식, 창의성 등)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에서 불안이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근대 이후의 계몽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인간 존재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고 우리는 교육, 문화, 사회를 통해 "나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믿음을 내면화하며 자랐다. 이는 자연스러운 본성이 아니라 학습된 이념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흥미롭게도, 이런 관점은 고대 신화 속 오이디푸스나 길가메시 이야기와도 연결된다. 그들은 운명이라는 외부의 힘에 저항하며 자유를 갈망했지만,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운명의 틀 안에서 완성된다. 우리가 자유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쩌면 자유가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이상(理想)처럼 느껴지기 때문일까?